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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조단위 수주…조선 호황에 컨테이너선 특수도 가세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기자|기자|, 최경민 기자|기자|기자|, 안정준 기자|기자|기자||입력 2025-04-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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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컨테이너선 수주 현황/그래픽=김다나
조선업계의 조단위 컨테이너선 수주가 잇따른다. 중국산 컨테이너선에 대한 미국의 입항 수수료 부과 결정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이 한국 조선소 발주를 늘린 결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이 사실상 독차지한 컨테이너선 시장도 조선업계 실적 도약폭을 더 키울 동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28일 오세아니아 선사와 △8400TEU급 컨테이너선 4척△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1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2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고, 24일에는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며 최근 총 22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22척 수주는 금액 기준으로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울산 HD현대미포에서 16척, 전남 영암의 HD현대삼호에서 6척을 각각 건조해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날 삼성중공업도 아시아 지역 선주와 컨테이너선 2척을 5619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지난 달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이중연료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2조3286억원에 수주했다.

이 같은 컨테이너선 수주 속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4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금액 기준으로 약 9조1600억원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금액인 약 9조3900억원의 97% 이상을 수주한 상태다.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2%대에서 올해 30%대로 급격히 올랐다. 특히 HD현대미포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총 33척의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 미만급) 중 절반에 가까운 16척을 수주,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미국이 중국산 컨테이너선에 대한 제재에 나서자 글로벌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로 발주를 늘린 결과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 선박과 해운사에 톤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오는 10월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이후 매년 30달러씩 인상해 2028년엔 톤당 140달러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른 나라 기업이라도 중국산 선박을 운항하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주 입장에선 중국산 컨테이너선을 운용할 경우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중국측에 대한 발주를 늘리기 어려운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약 90%에서 올해 50%대로 추락한 상태다. 일각에선 조선업계의 '헤비테일 계약(선수금을 적게 받고 추후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계약)' 구조 상, 일부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와 맺어둔 계약 파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