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통령기 요트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바다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다./사진제공=요트피아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유기준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 취임식이 있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해양수산부 임직원들에게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을 당부하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탁상공론적인 행정을 지양하라 했다. 또한, 실추된 해수부의 위상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해양 안전에 있어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다.

주목할 점은 크루즈, 마리나와 같은 신산업 육성에 대한 지원 약속이었다. 유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크루즈, 마리나를 집중적으로 선도 사업으로 육성시킬 것이다”라며 해양레저사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었다.

하지만, 크루즈, 마리나 시설을 갖추고 육성시키기 이전에 집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바로 요트, 카약 등 해양관광‧레저 육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수상레저안전법’이다. 2010년 7월 국토해양부의 ‘해양관광‧레저 활성화 방안’ 이후로 수상레저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령을 정비하여 지원하고 있지만, 실상은 ‘규제 위한 법률’이 수상레저 산업 육성을 가로막고 있다.

진흥 아닌 금지 위한 ‘수상레저안전법’…규제중심 법규에서 탈피하여야

현행 수상레저안전법은 갖가지 규제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수상레저사업의 진흥을 위한 지원규정은 찾아볼 수가 없다.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물가에 아예 가지 말라는 식이다. 원천봉쇄도 유분수다.
따라서 규제하기 위한 법이 아닌, 이용자들이 수상레저기구를 보다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지원법이 필요하며 서비스중심의 법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물놀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안전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음으로써 수상레저인구를 보다 확장시켜야 할 것이다.

이원화된 수상레저기구 등록 제도를 하나로 통일

수상레저안전법이 인정하는 수상레저기구는 1.모터보트, 2.요트, 3.수상오토바이, 4.고무보트, 5.스쿠터, 6.호버크래프트, 7.수상스키, 8.패러세일, 9.조정, 10.카약, 11.카누, 12.워터슬래트, 13.수상자전거, 14.서프보드, 15.노보트, 16.그 밖에 제 1호부터 제 15호까지의 수상레저기구와 비슷한 구조․형태 및 운전방식을 가진 것으로서 총 16종류로 규정하고 있다.

이중 수상레저안전법에 의거하여 등록되는 수상레저기구는 수상오토바이와, 추진기관 20마력 이상의 모터보트, 추진기관 30마력 이상의 고무보트만 해당된다. 그 외 요트 등은 선박으로 분류된다. 그로인해 요트나 카약은 수상레저안전법과 선박법에 중복 적용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현행 수상레저기구 등록 제도는 명확하지 않고 애매하다. 하나의 규제도 벅찬데 두 개의 규제를 버텨야 한다. 모터보트는 수상레저기구가 되고 작은 플라스틱 덩어리인 카약은 선박이 된다는 기준도 웃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원화된 수상레저기구 등록 제도를 하나로 통일해야 할 것이다. 요트, 카약, 수상자전거 등 총 16종류의 수상레저기구가 수상레저안전법상의 등록기구가 되게끔 통일해야 한다.

해외에는 요트조종면허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요트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요트조종면허가 반드시 필요하다. 동력수상레저조종면허가 있더라도 요트조종면허가 없다면 요트를 운행할 수 없다. 하지만, 요트는 여타 동력수상레저기구보다 빠르지 않고 안전하다. 통계치를 분석하더라도 요트 운행 사고는 연 평균 1건을 넘지 않고 있다.

마리나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요트에 대한 대중들의 낯설음을 극복시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엄격하고 필요하지 않은 규제로 요트와 대중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외국에는 요트조종면허 자체가 없거나 일반 동력수상레저조종면허로도 요트 운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상레저안전법상의 요트조종면허를 동력수상레저조종면허로 단일화하는 것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의 해양스포츠 관련 법령에 따르면 아직도 20여개의 개별 법률이 난립하여 서로 충돌하고 있다. 게다가 각 법률을 담당하는 부서가 분산되어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상레저를 육성하고 활성화시키려면 시설물을 건축하고 마리나, 크루즈와 같은 신산업을 발굴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미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한 후 새로운 곳에 눈을 돌리는 게 옳을 것이다.

불합리한 수상레저안전법 하나 소개하고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수상레저안전법 제30조 제1항에 따르면 수상레저기구 사업자는 수면으로부터 직선거리로 10km이상 떨어진 곳에서 수상레저사업(대여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법은 수상레저산업의 진흥을 위한 법인가, 금지를 위한 법인가.

국민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 ‘탁상공론적인 행정을 지양하라’ 했던 취임사를 잊지 않을 것이다.


요트피아 최주연기자 기사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