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고사성어로 열심히 앞만 보고 전진하는 현대인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삶의 방식과 심리적 욕구가 적절히 녹아있는 표현이다.

살아가면서 늘 힘을 내서 가속을 해야 하고 경쟁자를 더 멀찍이 떨어트려 놓아야 안심이 되는 젊은이들의 현실이 애처롭다.

문득 “열심히 일한 자여... 떠나라!” 라는 광고카피가 떠오른다.

최선을 다해 일하며 노력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바로 여름휴가일 것이다. 오색찬란한 물고기들의 향연을 즐기고 바다를 음미하는 것이야말로 재 활력을 위한 힐링임에 틀림없다. 무더운 여름과 높은 불쾌지수를 떨쳐버리기에 ‘스노우쿨링’ 만큼 더 좋은게 있을까?

에메랄드빛 바다의 일렁거림과 파아란 하늘을 감상하는 그곳, 무릉도원으로 향해볼까?.

신세계를 맛보는 모험을 하며 알수 없는 묘한 기분이 온몸을 감싼다.

수 많은 어종의 물고기들이 줄을 서서 행진하고. 아름다운 산호들이 인사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예쁜 색깔의 물감은 다 사용해서 그려놓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작고 귀여운 물고기들이 어디론가 헤엄치는 반면 다양한 컬러의 옷을 입은 여왕 물고기 한 마리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라도 하듯 유유자적하게 춤을 춘다.

과연 그들은 어디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가는 걸까?

참으로 신기한건 서로 부딪히거나 싸우지도 않고 각자의 길만을 가고 있다. 남을 의식하지 않은 채 오로지 질서를 지키며 조용히 목적지로 향한다. 모든 생물, 동물을 통 털어 최고의 권력과 자만심으로 무장되고,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인간들이 배워야 할 자세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아파 하는 민족, 특히 배고픈 건 참아도 배아픈 건 못 참는다는 한국인. ‘내가하면 로멘스요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처럼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우리들이 아닌가?

타인의 험담이나 뒷담화에 익숙한 사람들과는 대조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보다 더욱 크고 럭셔리하게 치장한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시기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재의 외형이나 처지에 한탄하지도 않더라. 그저 삶에 만족하며 바다를 즐기고 끊임없는 여행을 할 뿐이다. 비록 사람들의 지능보다는 현저하게 낮은 어류일망정 그들만의 체계나 살아가는 방식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나쳐 버리는 무심한 물고기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이 바다 속 환경, 내음, 수온 모두가 익숙하고 평온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마치 인어공주가 되기라도 한 듯 척추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해 더 깊은 바다 밑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자연스러운 몸짓은 우아한 여성의 굴곡미 넘치는 곡선을 더욱 드러내며 몽환적인 세계에 동화되고, 잠시 꿈을 꾸며 노스텔지어를 찾아간다. ‘만일 전생이 있다면 내가 살던 곳이 이 바다였을까?’ 하고 잠시 떠올려본다.

어린 시절 엄마께서 읽어주시던 동화책 “인어공주”에 등장하던 그 여인과 내 영혼이 오버랩되며 왕자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나타나는 그 님과 손을 잡고 물고기떼를 따라간다.

그리고 우리를 감싸고 원을 그리는 물고기들의 재촉에 하는수 없이 짜릿한 수중키스를 한다. 푸른 바다의 향기에 취하며 잠깐의 입맞춤으로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인어공주와 왕자님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세상에 그토록 달콤한 키스가 또 있을까?

초컬릿보다 맛있고 사랑의 절정을 느끼듯 황홀하다.

바다에 몸을 맡기고 출렁거리는 느낌, 어떤 자세를 취해도 기분 좋은 떨림, 온몸의 감각수용체들의 반응이 합해져서 자극되는 최고의 흥분상태를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고 꿈결같은 기쁨이련가?

열정적으로 사랑하기 좋은 계절 이 여름에 데면데면해진 관계의 극복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그대와 함께 해양레포츠를 즐기며 순수한 동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하는 역할극 (Role Play)를 추천하는 바이다. 그리고 내 안에 살고 있는 그 님에게 바다 속 물고기숫자만큼 무수히 말해보자.

“당신 없이는 못살 것 같다고....”

“건강과 행복 그리고 사랑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일석 삼조의 행운을 원하는 이들이여!

떠나라. 바다로...!

◇최경아 교수
△국민생활체육회 이사
△대한민국해양연맹 이사
△한국마리나항만협회 이사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이사
△한국운동재활협회 이사
△해양레저네트워크 운영위원
△국가해양정책연구회 운영위원
△대한요트협회 자문위원
△한국스트레스협회 전문위원
△MBC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