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년의 전통과 노하우 - 대한민국 어묵의 자존심
어묵 3대, 전통과 혁신의 조화로 어묵시장을 평정하다

/사진=삼진어묵 고로케

누군가에게는 힘든 시절 배고픔을 달래주던 영양식,
누군가에게는 추운 겨울 퇴근길 몸을 녹이는 추억의 간식,
누군가에게는 식사할 때 식탁에 꼭 있어야 하는 반찬,
어묵.

60년 전 부산 영도에서 시작된 피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부산어묵, 삼진어묵이
2015년 말 기준 종업원 수 440여 명, 매출액 530억 원의 중견 기업으로 탈바꿈하였다.
오직 어묵 하나 만으로 이룬 성과다.
“남는 게 없더라도 좋은 재료를 써야 한데이”
삼진어묵 창업주 박재덕 선생의 이 말에서 오늘의 삼진어묵이 시작되었다고 하면 과장일까?
1950년대 초반 6.25 전쟁의 여파로 생활이 힘든 시절, 6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낡은 판잣집에서
만들기 시작한 어묵. 창업주의 이러한 신념은 2대, 3대를 걸쳐 오늘날 맛있고 품질 좋은 어묵을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삼진어묵의 역사는 이렇다.
창업주 고 박재덕 선생은 일제 강점기 하에서 일본인이 운영하는 가마보꼬에서 처음 어묵을 접하게 된다. 일본으로 강제 징집되었다가 해방으로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어묵에 관한 기술을 익혀온 것이다. 6.25 한국전쟁 발발 후 전국의 많은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고, 먹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 어묵은 최고의 값싼 영양식품이었다. 이에 맞춰 박재덕 선생은 부산 영도 봉래시장 입구에 작은 판잣집에서 어묵을 판매하게 된다. 피난민들에 의해 목돈이 모이자 1953년 삼진식품 가공소를 설립하고, 당시 어묵기술자를 영입해 본격적으로 어묵생산을 하게 된다.
1953년 설립된 삼진어묵은 1986년 2대 박종수 사장에게 승계되고
그의 반려자이자 동료인 이금복 여사와 함께 어묵의 맛을 더욱 향상시킨 다양한 어묵을 개발 생산하게 된다. 이후 2011년 우리나라 최고의 현대식 수제어묵 생산라인을 갖춘 삼진식품 제2공장을 설립한 삼진어묵은, 위생적이고 체계적인 생산 시스템으로 국내는 물론 어묵의 본고장인 일본에 역수출 하는 등 본격적으로 세계로 진출하게 된다.

그렇다면 삼진어묵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우선, 삼진어묵은 국내 최다 수제어묵 기술 장인을 보유하고 있다. 평균 경력 30년 이상의 수제 어묵 장인들은 지금도 여전히 전통의 방식을 간직하며, 생산성 보다는 품질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어묵을 만들고 있다.
최신식 생산설비는 기본이다. Silent 커터기 6대, 튀김공정라인 8라인, 스팀공정라인 2라인에 1일 생산량만 30톤에 이른다.
요리의 재료로만 여겨졌던 어묵을 어묵고로케, 수제어묵베이커리로 만들어 제품을 고급화하였고, 아이스박스 대신 우드락을 사용하여 포장재를 보다 컴팩트하게 하는가 하면, 포장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삼진어묵은 밀과 전분 대비 80% 이상의 높은 생선 함유량을 고집하고 있다. 삼진어묵은 65% 이상의 생선이 함유되어 있고, 국내 갈치 치어인 풀치를 연육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입 냉동연육은 최고급 돔 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생선의 함량은 곧 어묵의 맛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삼진어묵은 항상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을 자랑한다.
삼진어묵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99.9% 감자 전분으로 어묵을 만들고 있다. 어묵을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밀가루 함량인데, 밀가루 함량이 높아지면 어묵의 탄력있는 맛이 나오지 않기에 어육의 식감을 위해 감자 전분 만을 사용하고 있다.
삼진어묵은 또한 어묵을 고급 튀김유인 카놀라유로 튀겨 낸다. 카놀라유는 몸에 좋지 않은 포화 지방함량이 가장 적게 함유된 웰빙 기름이다. 삼진어묵이 값비싼 카놀라유를 고집하는 이유는 어육의 식감을 잘 살려주고, 더 건강한 어묵을 만들기 위함이다.
삼진어묵은 또한 식자재 유통기한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어묵에 들어가는 채소는 국내산으로 한정하여 품목별로 제조일자를 기입하여 최대 3일이 넘어가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
깨끗한 위생은 역시 기본에 속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위생시스템 HACCP 인증을 획득하였으며, 삼진어묵 자체 위생 시스템인 CLEAN ROOM 공정을 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삼진어묵이 타 어묵업체와 차별화 되는 것은 어묵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이다. 어묵베이커리는 저렴한 간식이나 반찬거리였던 어묵을 수제어묵을 통하여 빵이나 떡처럼 고급화한 것이다.
삼진어묵은 부산어묵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어묵역사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진어묵의 전문 강사와 함께 수제어묵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사진=삼진어묵 영도 본점. 부산 봉래시장에서 시작해 3대에 걸쳐 60년 이상 이어온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묵의 산실. 지금은 부산어묵 체험 역사 전시관을 겸하고 있다.

삼진어묵에게 어묵은 평범하지 않다.
삼진어묵은 오늘도 63년의 전통과 자부심, 여기에 3세대의 혁신을 더하여 어묵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