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스컵의 우승 트로피 올드 머그(Auld Mug)/사진=www.americascup.com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요트 레이스인 ‘아메리카스컵’.
대회의 역사만큼이나 우승자에서 수여되는 ‘우승컵’의 역사도 만만치 않다.
아메리카스컵의 우승컵은 ‘올드 머그(Auld Mug)’라고 불리는 바닥이 없는 물항아리 모양의 은제 트로피다. 이 우승컵은 지금으로부터 약 165년 전인 1848년, 영국의 은 세공사 로버트 가라드에 의해 순은 92.5%로 이루어진 스털링 실버로 만들어졌다.

올드 머그(Auld Mug)는 오래된 머그컵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올드는 보통 오래됐다는 뜻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단어 ‘Old’가 아닌 ‘Auld’를 사용한다. 이는 스코틀랜드식(스코트어) 표기로 우승컵이 제작된 때의 시대상(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국가로 포함됨)을 엿볼 수 있다.

올드 머그는 뜻 그대로, 세계 스포츠 대회에서 수여되는 우승컵 중 가장 오래됐다. 이 우승컵은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지만, 165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내오는 만큼 파손되는 상황도 몇 번 있었다.

1852년 미국에서 우승 팀을 위한 메달 모양의 보석을 만들기 위해 우승컵을 거의 무너뜨릴 뻔 했으며, 1997년에는 뉴질랜드에서 한 마오리 활동가가 망치로 우승컵을 내려쳐 파손되기도 했다.

이후 아메리카스컵 운영본부 측은 올드 머그 우승컵의 보안을 위해 우승팀에게 수여될 때를 제외하고는 맨손으로 직접 만질 수 없도록 했고, 올드 머그를 이동하는 경우에도 경호원의 보호아래 진행하도록 조취를 취했다.

지난 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오라클 팀 USA'가 대회 우승컵은 올드 머그(Auld Mug)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사진=www.americascup.com

하지만, 아메리카스컵에서 우승을 한 선수들에게는 예외다. 지난 2013년 진행된 아메리카스컵 34회 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오라클 팀 USA’는 올드 머그 우승컵에 샴페인을 부어 선수들이 돌려가며 마시기도 했으나 운영본부 측으로 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올드 머그 우승컵은 선수들에게 아메리카스컵을 우승했다는 의미로 수여받는 것 그 자체로도 좋겠지만, 우승컵 자체에 자신들의 팀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우승컵 하단부에는 지난 34회간 진행된 레이스에 대해 회차 별로 승리한 우승팀, 장소, 소요시간 등이 기재되어 있다.

사실 우승컵은 제작될 당시 27인치(68cm)의 길이였으나, 대회가 계속 될수록 늘어나는 우승팀을 새겨 넣기 위해 현재는 44인치(1.1m)로 길이가 늘어난 상태다.

한편, 올드 머그가 수여되는 아메리카스컵은 4년마다 열리는 세계적인 요트대회로 오는 2017년 6월 미국 버뮤다에서 35회 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메리카스컵은 다음 대회의 개최지를 바로 전 대회에서 우승한 팀의 나라로 정하게 된다. 지난 2012년 한국의 '팀 코리아'가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하기는 했었으나,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었다. 멀지 않은 날에 한국에서도 아메리카스컵이 개최되어 이 올드 머그 우승컵을 실제로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꿈 꿔 본다.


요트피아 박소미기자 기사원문보기